Last Updated on 2025-08-13 by AEIAI.NET
“AI로 뭐든 할 수 있다”는 말이 조금씩 공허하게 들리기 시작했습니다. 범용 챗봇이 처음 등장했을 때의 충격과 흥분은 대단했지만, 막상 실제 업무에 깊이 적용하려니 2% 부족하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죠. 프롬프트 엔지니어링에 공을 들여도 결과물은 70% 수준에 머물렀고, 결국 사람의 손을 거쳐야만 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최근 ‘AI 에이전트’라는 개념이 부쩍 눈에 띄기 시작했습니다. 단순 대화를 넘어 스스로 계획을 세우고, 도구를 사용하며, 실제 결과물을 만들어내는 자동화된 AI. 과연 마케팅 용어일까요, 아니면 정말 생산성의 판도를 바꿀 존재일까요?
이 질문에 답하기 위해, 지난 몇 주간 화제가 된 AI 에이전트 관련 서비스와 기술들을 직접 테스트하며 그 핵심 원리를 살펴봤습니다. 코딩 에이전트로 웹사이트 UI를 만들고, 비즈니스 에이전트로 복잡한 작업을 자동화했으며, 그 기반이 되는 멀티모달 기술까지 분석했습니다. 이 글은 그 과정에서 제가 직접 겪고 확인한 ‘AI 에이전트’의 현주소와 가능성에 대한 솔직한 기록입니다.
3줄 요약:
1. 코딩 에이전트: `Claude Code`와 `SuperDesign` 조합은 단순 코드 생성을 넘어, 반복적인 수정을 통한 UI/UX ‘설계’ 과정 자체를 자동화하는 수준에 도달했습니다.
2. 비즈니스 에이전트: `GenSpark` 같은 툴은 여러 AI와 도구를 지휘해 복잡한 디지털 작업을 자동화하고, `Harmony` 같은 스타트업은 ‘컴퓨터 유즈’라는 더 근본적인 접근을 시도합니다.
3. 현실 세계로의 확장: AI 에이전트는 디지털을 넘어, 드론의 두뇌를 20배 빠르게 개발하거나 휴머노이드 로봇을 제어하는 등 물리적인 영역까지 빠르게 확장되고 있습니다.
코딩 자동화, 단순 생성을 넘어 ‘설계’를 논하다
가장 먼저 뛰어든 분야는 개발, 특히 프론트엔드 영역이었습니다. “웹사이트 만들어줘” 같은 막연한 명령은 이제 의미가 없습니다. 진짜 변화는 ‘함께 만들어가는’ 과정에서 나타났습니다.
반복과 개선의 미학: Claude Code와 SuperDesign.dev
가장 인상 깊었던 경험은 `Claude Code`와 `SuperDesign.dev` 확장 프로그램을 연동한 UI 개발이었습니다. 이전에는 AI에게 UI를 맡기면 그럴듯하지만 수정하기 어려운 결과물이 나오는 경우가 많았죠. 하지만 이 조합은 달랐습니다.
우버(Uber) 앱의 메인 화면을 만들어달라고 요청하며 5가지 다른 레이아웃 시안을 반복 생성하도록 지시했습니다. 놀랍게도 SuperDesign은 처음부터 코드를 짜는 대신, 터미널에 아스키(ASCII) 문자로 레이아웃 구조를 시각화해서 보여주더군요. 검색창 위치를 바꾸거나 화면을 분할하는 등, 다양한 구조를 코딩 없이 빠르게 확인하고 선택할 수 있었습니다. 이 ‘설계’ 단계에서 불필요한 작업을 덜어낸다는 점이 핵심이었습니다.
레이아웃을 확정한 뒤, 5가지 다른 디자인 테마를 요청했습니다. 미리 골라둔 색상 팔레트를 CSS 코드로 제공하자, Claude Code는 이를 바탕으로 전문가 스타일, 네온, 글래스모피즘 등 완전히 다른 분위기의 UI를 실시간으로 캔버스에 그려냈습니다. 이 과정은 마치 지치지 않는 시니어 프론트엔드 개발자와 페어 프로그래밍을 하는 듯한 경험이었죠. 최종 디자인을 선택하고 애니메이션 추가를 지시하자, 몇 분 만에 버튼 호버 효과와 클릭 애니메이션까지 적용된 웹페이지가 완성되었습니다.
단순히 코드를 뱉어내는 데 그치지 않고, 디자인을 ‘반복’하고 ‘개선’하는 핵심 개발 과정에 AI가 직접 참여하기 시작했다는 중요한 신호입니다.
컴포넌트 기반 개발과 MCP의 역할
현대 웹 개발은 `ShadCN/UI` 같은 컴포넌트 라이브러리 없이는 상상하기 어렵습니다. AI 에이전트가 이런 라이브러리를 얼마나 잘 이해하고 활용하는지가 실용성의 척도입니다. 여기서 `MCP(Model-Component-Provider)` 서버라는 개념이 등장합니다. 특정 라이브러리의 모든 컴포넌트 구조와 사용법을 AI에게 ‘사전 학습’시키는 일종의 컨텍스트 저장소라고 이해하면 쉽습니다.
`ShadCN MCP` 서버를 Claude Code에 연동하고 대시보드 개발을 요청하자, 결과물의 질이 눈에 띄게 달라졌습니다. MCP 없이 작업할 때 발생하던 요소 겹침이나 구조적 오류 없이, 각 컴포넌트가 제자리에 정확히 배치된 깔끔한 대시보드가 만들어졌습니다. 다크 모드/라이트 모드 전환 기능까지 완벽하게 구현되었죠. AI가 컴포넌트 이름만 아는 게 아니라, 그 구조와 상호 의존성을 이해하게 되자 비로소 ‘조립’이 아닌 ‘구축’이 가능해진 것입니다.
업무 자동화, ‘지시’가 아닌 ‘목표’를 이해하다
코딩에서 비즈니스 영역으로 시선을 옮기자, AI 에이전트는 더욱 야심 찬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여러 도구를 복합적으로 사용하며 사용자의 최종 ‘목표’를 달성하려 했습니다.
GenSpark의 ‘슈퍼 에이전트’, 여러 AI를 지휘하다
`GenSpark`는 “GPT-5 탑재”라는 문구로 시선을 끌었습니다. 직접 사용해 보니, 이들의 핵심은 특정 모델 자체가 아니라 9개의 다른 AI 모델과 80여 개의 도구를 GPT-5 수준의 고성능 모델이 조율하는 ‘슈퍼 에이전트’ 개념에 있었습니다.
테트리스 게임 제작을 요청하자, 30초 만에 점수 기록, 다음 블록 예고, 속도 증가 기능까지 포함된 완전한 게임 코드를 내놓았습니다. 커피숍 웹사이트 제작 요청에는 반응형 디자인과 부드러운 애니메이션이 적용된 결과물을 보여주었죠. GenSpark의 사례는 단일 AI의 성능 경쟁에서 한발 나아가, 여러 AI와 도구를 효과적으로 ‘지휘’하고 ‘조합’하는 오케스트레이션 능력이 AI 에이전트의 핵심 경쟁력으로 부상했음을 보여줍니다.
Harmony의 도전, ‘컴퓨터 유즈’라는 새로운 길
더 흥미로운 관점은 AI 스타트업 `Harmony`에서 나왔습니다. 이메일과 캘린더를 관리해주는 음성 비서를 개발하는 이들은 현재의 MCP 서버 방식에 한계가 있다고 지적합니다. API가 제공되는 서비스에만 의존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들이 제시한 대안은 ‘컴퓨터 유즈(Computer Use)’입니다. AI가 API를 통하는 것이 아니라, 사람처럼 화면을 ‘보고’ 마우스를 ‘클릭’하며 작업을 수행하는 방식이죠. 이를 위해 자체적으로 컴퓨터 비전 기반의 AI 모델을 훈련시키고 있습니다. 이 접근법이 성공한다면, API 유무와 상관없이 세상의 모든 소프트웨어를 제어하는 범용 AI 비서가 등장할 겁니다. 현재의 AI 에이전트가 과도기적 형태이며, 결국 인간의 디지털 작업을 모방하는 방향으로 진화할 것임을 암시하는 대목입니다.
현실 세계로 확장되는 에이전트
AI 에이전트의 활동 무대는 더 이상 컴퓨터 화면에만 머무르지 않습니다. 최근 AI가 드론의 두뇌 역할을 하는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는 데 걸리는 시간을 기존 대비 20배 단축시킨 사례는, AI 에이전트가 복잡한 물리 시스템 설계까지 자동화할 수 있음을 증명했습니다.
중국 베이징에서는 휴머노이드 로봇 ‘Limex Oi’가 커피를 내리고, 로봇들끼리 게임을 즐기는 ‘로봇 몰’이 등장하는 등 AI 에이전트가 물리적 실체를 가지고 현실 세계와 상호작용하는 모습도 현실이 되었습니다. 이는 AI 에이전트가 디지털 업무 비서에 머무르지 않고, 현실의 문제를 해결하는 ‘로봇 전문가’로 진화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중요한 흐름입니다.
이 모든 것을 가능하게 하는 기술: 멀티모달 AI
그렇다면 어떻게 AI는 텍스트, 이미지, 코드를 넘나들며 이런 작업들을 수행할 수 있을까요? 그 비밀은 ‘멀티모달(Multimodal)’ 기술에 있습니다.
텍스트와 이미지가 ‘같은 언어’로 소통하는 법
AI에게 ‘사과’라는 텍스트와 ‘사과 이미지’는 원래 완전히 다른 데이터입니다. 멀티모달의 핵심은 이 둘을 AI가 이해하는 공통의 언어, 즉 ‘잠재 공간(Latent Space)’ 안의 숫자 집합(벡터)으로 바꾸는 데 있습니다.
이미지는 퍼즐 조각처럼 잘게 나누는 ‘패치(Patching)’ 과정을 통해 각 조각을 텍스트의 단어(토큰)처럼 취급합니다. 이렇게 변환된 텍스트 토큰과 이미지 토큰은 잠재 공간으로 들어오죠. 이후 `CLIP` 같은 기술을 통해 ‘사과’ 텍스트의 숫자 값과 ‘사과 이미지’의 숫자 값을 서로 가깝게 만들고, ‘바나나’처럼 관련 없는 데이터는 멀리 밀어내는 방식으로 학습합니다.
이 과정을 거치면 AI는 “모자 쓴 고양이”라는 텍스트를 입력받았을 때, 잠재 공간 안에서 ‘고양이’와 ‘모자’에 해당하는 숫자 값을 찾아 결합(크로스 어텐션)합니다. 그리고 이 결합된 정보를 `디퓨전` 같은 이미지 생성 모델에 전달하면, 비로소 우리가 보는 결과물이 탄생하는 것입니다.
왜 더 많은 GPU가 필요할까?
이러한 멀티모달 처리 과정은 막대한 연산량을 필요로 합니다. 텍스트보다 이미지를 조각내 처리하는 것이 훨씬 더 많은 컴퓨팅 파워를 소모하기 때문입니다. 해상도가 4K로 높아지면 처리량은 단순히 4배로 늘어납니다. 여기에 비디오(시간 축 추가), 3D(공간 축 추가)로 데이터 종류가 확장되면 필요한 연산량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합니다.
AI가 이미지 속에서 한글이나 복잡한 글자를 제대로 그려내지 못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글자를 더 정교하게 표현하려면 이미지를 훨씬 더 잘게 쪼개어 학습해야 하고, 이는 곧 더 많은 GPU 자원을 요구합니다. 결국 AI 에이전트의 성능 고도화는 필연적으로 컴퓨팅 인프라의 확장과 직결됩니다.
AI 에이전트, 주요 플레이어 비교
다양한 AI 에이전트를 직접 사용해 본 경험을 바탕으로, 주요 서비스들의 특징을 정리했습니다.
에이전트 | 주요 기능 | 핵심 기술/접근법 | 적합한 사용자 | 핵심 활용팁 및 한계 |
Claude Code (+SuperDesign) | 반복적 UI/UX 설계 및 개발 | 실시간 캔버스, ASCII 레이아웃, MCP 서버 연동 | 프론트엔드 개발자, UI/UX 디자이너 | 팁: 디자인 시안을 빠르게 비교하고 방향을 잡는 데 탁월. 한계: 복잡한 백엔드 로직 연동까지는 아직 어렵다. |
GenSpark | 복합 비즈니스 태스크 자동화 | 다중 AI 모델 및 도구 오케스트레이션 | 빠른 프로토타이핑이 필요한 기획자, 1인 기업가 | 팁: 웹사이트, 간단한 게임 등 결과물이 명확한 작업에 효과적. 한계: 내부 작동이 블랙박스라 세밀한 제어가 어렵다. |
Harmony (개발 중) | 음성 기반 개인 비서 | MCP를 넘어선 ‘컴퓨터 유즈’ 모델 지향 | AI 기술의 근본적 발전에 관심 있는 얼리어답터 | 팁: 현재 제품보다 미래 비전이 더 중요. AI 에이전트가 나아갈 방향성을 엿볼 수 있습니다. 한계: 아직 상용화 초기 단계. |
정리하며: ‘어떤 AI’가 아닌 ‘어떤 에이전트’의 시대
몇 주간의 깊은 탐색 끝에 제가 내린 결론은 이렇습니다. AI 에이전트는 더 이상 마케팅 용어가 아닙니다. 범용 챗봇이 ‘무엇이든 물어보세요’였다면, AI 에이전트는 특정 분야의 ‘전문가’를 내 옆에 두는 것에 가깝습니다. 코딩 에이전트는 지치지 않는 페어 프로그래머가 되고, 비즈니스 에이전트는 유능한 주니어 스태프의 역할을 수행하기 시작했습니다.
물론 아직 거품도 존재합니다. 일부 서비스는 기존 기술을 그럴듯하게 포장하는 데 그치기도 했습니다. 그래도 중요한 것은 방향성입니다. MCP 서버로 외부 도구와 연동하고, ‘컴퓨터 유즈’로 인간의 작업 방식을 모방하며, 로봇의 형태로 현실 세계에 나오려는 시도까지 이어지고 있습니다.
AI의 성능 자체를 논하는 시대는 저물고, 이제 우리는 어떤 목적을 위해 어떤 AI 에이전트를 조합하고 지휘할 것인지를 고민해야 하는 시대로 접어들고 있습니다. 이는 단순한 기술의 변화에 그치지 않고, 우리가 일하고 문제를 해결하는 방식 자체의 근본적인 변화를 예고합니다.
여러분은 AI 에이전트의 미래를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직접 사용해 보셨거나 궁금한 에이전트가 있다면 댓글로 의견을 나눠주세요. 이 흥미로운 변화의 최전선에서 함께 길을 찾아가는 것, 무엇보다 즐거운 여정이 될 겁니다.
자주 묻는 질문 (FAQ)
AI 에이전트란 무엇인가요?
AI 에이전트는 단순 대화를 넘어 스스로 계획을 세우고, 도구를 사용하며, 실제 결과물을 만들어내는 자동화된 AI입니다. 특정 목표 달성을 위해 복합적인 작업을 수행하는 ‘전문가’ AI에 가깝습니다.
AI 에이전트가 기존 챗봇과 다른 점은 무엇인가요?
기존 챗봇이 주로 질문에 답하거나 정보를 제공하는 데 그쳤다면, AI 에이전트는 사용자의 ‘목표’를 이해하고 이를 달성하기 위해 능동적으로 여러 도구를 조합하고 작업을 수행합니다. 이는 단순 지시를 넘어선 ‘자율성’이 핵심 차이점입니다.
AI 에이전트를 코딩 및 업무 자동화에 어떻게 활용할 수 있나요?
코딩 분야에서는 UI/UX 설계 및 반복적인 코드 생성을 자동화하며, 비즈니스 분야에서는 여러 AI 모델과 도구를 지휘하여 복잡한 디지털 작업을 자동화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웹사이트 UI 개발이나 복합 비즈니스 태스크 처리에 활용됩니다.
멀티모달 AI 기술이 AI 에이전트 발전에 중요한 이유는 무엇인가요?
멀티모달 AI는 텍스트, 이미지 등 다양한 형태의 데이터를 AI가 공통의 언어로 이해하고 처리할 수 있게 합니다. 이를 통해 AI 에이전트는 시각 정보를 인식하고 코드를 생성하며, 현실 세계와 상호작용하는 등 더욱 복합적인 작업을 수행할 수 있게 됩니다.
Claude Code, GenSpark, Harmony 등 주요 AI 에이전트의 특징은 무엇인가요?
Claude Code는 SuperDesign과 연동하여 UI/UX 설계 및 개발 자동화에 강점을 보이며, GenSpark는 여러 AI와 도구를 지휘하는 복합 비즈니스 태스크 자동화에 특화되어 있습니다. Harmony는 ‘컴퓨터 유즈’를 통해 API 제약 없이 모든 소프트웨어를 제어하는 범용 AI 비서를 목표로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