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멍이 뚫린 불완전한 데이터 리본을 기계가 그대로 분석하고 있는 모습을 표현한 아이소메트릭 스케치

매일 아침, ‘세상을 바꿀 AI’라는 제목의 메일이 폭포수처럼 쏟아집니다. 솔직히 지겹습니다. 대부분은 그럴싸한 마케팅 용어이거나, 연구실 안에서만 유의미한 0.1%의 성능 개선 이야기뿐이죠. 하지만 어쩌겠습니까. 이 소음 더미에서 진짜 금맥을 찾아내는 게 제 일인 것을.

그런데 최근, 유독 제 눈길을 잡아끄는 4가지 기술이 있었습니다. 에너지 기반 트랜스포머(EBT), 너저분한 데이터로 학습하는 구글의 LSM2, 말로 앱을 짓는 깃허브 코파일럿 워크스페이스, 그리고 스스로 코딩하는 π-Vision(파이-비전). 이게 과연 현업의 판을 뒤흔들 ‘게임 체인저’일까요, 아니면 또 반짝하고 사라질 연구일까요? 직접 속살까지 뜯어봤습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죠. 이건 진짜입니다. AI가 ‘빠른 답변’의 시대를 지나 ‘깊은 추론’의 시대로 넘어가는, 거대한 변곡점이 보입니다.

그래서, 진짜 핵심이 뭔데? 3줄 요약

1. 생각의 깊이가 달라졌다: 정답을 빛의 속도로 ‘찍어내던’ 방식에서, 여러 가능성을 저울질하며 최적의 답을 ‘숙고하는’ 방식으로 진화하고 있습니다. (에너지 기반 트랜스포머)

2. ‘쓰레기’를 보물로 만든다: 더는 완벽하게 정제된 데이터에 목맬 필요가 없어졌습니다. 깨지고 비어있는 현실의 데이터에서 보석 같은 통찰을 캐내는 기술이 나타났습니다. (LSM2)

3. ‘코딩’이 아니라 ‘설계’를 한다: 아이디어를 코드로 옮기는 단순 반복 작업이 사라집니다. 이제 “무엇을 만들지” 말로 설명하면, AI가 설계도를 그리고 스스로 문제를 해결합니다. (깃허브 코파일럿 워크스페이스, π-Vision)

에너지 기반 트랜스포머(EBT): 생각 없는 앵무새에서 ‘숙고하는 전문가’로

GPT, 가끔은 참 멍청하지 않나요?

“프랑스 수도는?” 물으면 0.1초 만에 “파리”라고 답합니다. 빠르죠. 하지만 조금만 복잡한 논리를 던지면, 세상 자신감 넘치는 표정으로 그럴듯한 헛소리를 늘어놓습니다. 아마 공감하실 겁니다. 이게 바로 기존 트랜스포머 모델의 명백한 한계, ‘System 1’ 사고방식입니다. 모든 질문에 똑같은 에너지를 쏟아부으며, 고민 없이 답을 뱉어낼 뿐이죠.

EBT는 어떻게 ‘생각’의 깊이를 만드는가

에너지 기반 트랜스포머(EBT)는 이 문제를 정면으로 돌파합니다. 질문을 받으면 일단 초안을 툭 던집니다. 그리고 ‘에너지 점수’라는 잣대로 이 답변이 얼마나 괜찮은지 스스로 평가하죠. 점수가 낮을수록 좋은 답입니다. 마치 조각가가 돌덩이를 깎아내듯, 만족스러운 점수가 나올 때까지, 즉 가장 안정적인 답을 찾을 때까지 답변을 고치고 또 고칩니다. 어려운 문제를 풀 때 몇 번이고 다시 생각하는 우리처럼요.

이게 왜 중요하냐고요? ‘똑똑한 분배’의 시작

이 방식은 모델에 ‘유연성’이라는 엄청난 무기를 쥐여줍니다. 쉬운 질문은 가볍게 끝내고, 어려운 문제에는 더 많은 자원과 시간을 투입해 ‘숙고’하는 거죠. 이것이 바로 AI 추론 능력의 핵심입니다. 모든 질문에 100%의 힘을 쓰는 비효율을 없애고, 주어진 에너지를 가장 현명하게 사용하는 것. 실제 언어 및 비전 작업에서 EBT는 표준 트랜스포머보다 최대 35%나 더 똑똑하게 성장했습니다. 단순히 빠른 AI가 아니라, 필요할 때 제대로 힘을 쓰는 진짜 전문가의 시작입니다.

구글의 LSM2: ‘쓰레기 데이터’에서 보물을 찾는 연금술

“데이터가 없으면 모델도 없다”는 옛말

“Garbage in, garbage out.” 데이터 업계의 오래된 격언이죠. 하지만 스마트워치나 IoT 기기에서 쏟아지는 현실의 데이터는 대부분 ‘쓰레기’에 가깝습니다. 연결이 끊기고, 배터리가 나가고, 깜빡 잊고 착용하지 않는 동안 데이터에는 구멍이 숭숭 뚫리죠. 지금까지는 이런 데이터를 버리거나, 부정확한 값으로 억지로 메웠습니다. 둘 다 끔찍한 선택지였습니다.

구멍을 약점으로 삼지 않고, 학습의 재료로

구글 딥마인드의 LSM2는 발상을 완전히 뒤집었습니다. 데이터의 구멍을 문제가 아니라, 학습의 일부로 끌어안은 거죠. ‘적응 및 상속 마스킹(AIM)’이라는 기법을 통해, 데이터의 빈 곳과 일부러 가린 멀쩡한 곳을 모두 모델에게 보여줍니다. “자, 이런 구멍이 있어도 전체 맥락을 이해해 봐”라고 가르치는 셈입니다. 결과는 놀라웠습니다. 불완전한 데이터 복구 테스트에서 오류를 77%나 줄였고, 일부 센서 데이터가 통째로 날아가도 혈압이나 활동 유형을 훨씬 정확하게 예측해냈습니다. 이제 AI 발전 동향의 평가지표는 ‘얼마나 많은 데이터를 모았는가’가 아니라 ‘얼마나 지저분한 현실을 이해하는가’로 바뀔 겁니다.

깃허브 코파일럿 워크스페이스: 생성형 AI로 앱을 ‘말하는’ 시대

“코딩 없이 앱 만들기”, 또 그 소리냐고요?

솔직히 ‘노코드’나 ‘로우코드’라는 말, 이제 지겹지 않으신가요? 대부분 그럴듯한 UI 빌더 수준에 그쳤고, 진짜 서비스를 만들려면 결국 개발자의 손을 거쳐야 했죠. 깃허브 코파일럿 워크스페이스(GitHub Copilot Workspace)를 처음 봤을 때 저도 똑같이 생각했습니다. “아, 또 그 얘기군.”

이건 차원이 다릅니다. 아이디어가 설계도가 되는 마법

하지만 코파일럿 워크스페이스는 좀 다릅니다. “신선한 재료로 레시피를 공유하고 평가하는 웹사이트”라고 우리말로 툭 던지면, 이걸 바탕으로 기술 스택, UI/UX, 데이터베이스 구조까지 담긴 상세한 개발 계획서를 먼저 내놓습니다. 사용자가 이 계획을 검토하고 승인하면, 그제야 프론트엔드부터 백엔드까지, 완전한 풀스택 앱의 뼈대를 통째로 만들어냅니다. 이건 장난감이 아닙니다. ‘구현’이라는 지루한 과정을 AI에게 던져버리고, 인간은 ‘무엇을 만들 것인가’라는 가장 창의적인 질문에만 집중하게 만드는, 진짜 생성형 AI 개발 환경입니다. 개발자의 역할이 ‘타이피스트’에서 ‘설계자’로 바뀌는 순간이죠.

π-Vision(파이-비전): AI가 스스로 코딩하는 시대의 서막

기존 비전 AI의 치명적인 약점: 연장이 없으면 일을 못 한다

이미지 속 고양이를 알아보는 건 이제 흔한 기술입니다. 하지만 이미지로 된 논리 퍼즐을 풀거나 복잡한 질문에 답하는 건 전혀 다른 문제입니다. 기존 비전 모델들은 미리 주어진 도구(내장 함수)가 없으면 그냥 멈춰버립니다. 망치가 없으면 못을 박지 못하는 어린아이와 같죠.

필요하면 직접 만듭니다. 실시간으로 코드를 벼려내는 대장장이

π-Vision은 AI에게 ‘스스로 연장을 만드는 능력’을 줬습니다. 시각적 문제를 받으면, 해결에 필요한 파이썬 코드를 즉석에서 작성하고 실행합니다. OpenCV나 NumPy 같은 실제 라이브러리를 동원해 이미지를 자르고, 문자를 읽어내죠. 결과가 마음에 안 들면 코드를 고쳐 다시 시도합니다. 이 숨 가쁜 ‘코딩-실행-검증’ 루프를 통해 정해진 틀을 벗어나는 문제 해결 능력을 갖게 된 겁니다. 이 방식을 적용하자 Claude 3.5 Sonnet의 시각적 추론 점수는 30%p 이상, GPT-4o는 8%p 가까이 수직 상승했습니다. AI가 단순히 주어진 일을 하는 것을 넘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스스로 방법을 창조하는 기술의 새벽이 밝아오고 있습니다.

구분에너지 기반 트랜스포머 (EBT)구글 LSM2깃허브 코파일럿 워크스페이스π-Vision (파이-비전)
핵심 개념반복적 개선을 통한 ‘숙고’불완전한 데이터의 ‘수용’자연어 기반 ‘풀스택 설계/생성’실시간 ‘자체 코드 생성’
해결하는 문제복잡한 추론 능력 부재현실 세계의 지저분한 데이터아이디어 구현의 높은 비용/시간정해진 도구만 쓰는 한계
주목할 만한 성과35% 향상된 확장 효율성신호 복구 오류 77% 감소개발 계획 수립 및 코드 생성시각 추론 능력 30%p+ 향상
이게 진짜 의미하는 것‘생각하는’ 범용 AI의 초석IoT/헬스케어 데이터의 혁명1인 기업, 프로토타이핑의 폭발진정한 자율 에이전트의 탄생

속도의 시대를 지나, 깊이의 시대로

지금까지 AI의 발전은 ‘얼마나 더 빠르게, 더 많이’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습니다. 하지만 오늘 살펴본 4가지 최신 AI 기술의 흐름은 명확한 방향 전환을 선언합니다. 이제 AI는 ‘얼마나 더 깊이 생각하고, 얼마나 더 지저분한 현실 문제를 풀며, 얼마나 더 창의적으로 도구를 만들어내는가’로 평가받을 것입니다.

단순히 문장을 생성하고 이미지를 그리는 것을 넘어, 스스로 생각하고, 배우고, 만드는 AI. 생각 없이 빠른 답변만 내뱉던 앵무새의 시대는 저물고 있습니다. 진짜 전문가와 협업하는 시대가 오고 있습니다. 정신 바짝 차려야 할 때입니다.

에너지 기반 트랜스포머(EBT)가 기존 GPT 같은 모델보다 무조건 좋은 건가요?

꼭 그렇지는 않습니다. “프랑스 수도는?”처럼 정답이 정해진 질문에는 기존 모델의 빠른 답변이 더 효율적일 수 있습니다. EBT AI 기술의 진짜 힘은 복잡한 논리나 창의적인 해결책처럼 ‘생각할 시간’이 필요한 작업에서 드러납니다. 마치 단거리 선수와 마라토너처럼, 문제의 성격에 따라 필요한 선수가 다르다고 이해하면 쉽습니다.

깃허브 코파일럿 워크스페이스는 자피어(Zapier) 같은 자동화 툴과 어떻게 다른가요?

좋은 질문입니다. 자피어는 이미 만들어진 레고 블록(서비스)들을 설명서대로 ‘연결’해주는 도구에 가깝습니다. 반면 깃허브 코파일럿 워크스페이스는 “이런 레고 블록을 만들어줘”라고 말하면, 세상에 없던 새로운 레고 블록(앱) 자체를 설계하고 만들어주는 기계와 같습니다. ‘연결’과 ‘창조’라는 근본적인 차이가 있죠.

AI가 스스로 코딩하는 기술이 제 업무에 당장 어떤 영향을 미칠까요?

단기적으로는 개발자와 기획자의 일하는 방식을 완전히 바꿀 겁니다. 앱 시제품을 만드는 데 며칠씩 걸리던 일이 몇 분 만에 끝나고(코파일럿 워크스페이스), 데이터 분석가가 복잡한 이미지 데이터를 처리하기 위해 밤새우던 일이 자동화될 수 있습니다(π-Vision). 더 멀리 보면, 스마트워치가 더 정확하게 건강 이상 신호를 알려주고(LSM2), 우리가 쓰는 거의 모든 소프트웨어에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는 AI 비서가 탑재되는 미래로 이어질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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