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오팔의 한계를 시각적으로 표현한 이미지. 앱 인터페이스 뒤로 접근 금지된 서버와 데이터베이스가 보인다.

Last Updated on 2025-07-30 by AEIAI.NET

“아, 이거 간단한 계산기인데… 개발팀에 말하면 최소 2주는 걸리겠지.”

새로운 캠페인을 기획할 때마다 한숨과 함께 드는 생각, 아마 많은 분이 공감하실 겁니다. 채널별 효율을 따져보는 ROI 계산기, 키워드 몇 개 넣으면 아이디어 수십 개를 뱉어주는 작은 도구. 이런 사소한 것 하나 만들자고 귀한 개발 리소스를 쓰는 건 명백한 낭비죠. 결국 매번 구글 시트를 붙잡고 함수와 씨름하며 머리를 쥐어뜯다 보면, 정작 중요한 기획에 쓸 시간과 에너지는 이미 방전되기 일쑤였습니다.

그러다 구세주처럼 들려온 소식. 구글 내부에서 ‘오팔(Opal)’이라는 AI 프로젝트를 실험 중이라는 겁니다. 코딩 대신 ‘대화’로 웹앱을 만든다니. 또 그럴싸한 마케팅 용어겠거니 반신반의하며 그 실체를 체크해봤습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릴까요? 이건 당장 개발자를 위협할 물건은 아닙니다. 하지만 저 같은 ‘비개발자’ 기획자들의 일하는 방식을 뿌리부터 뒤흔들 폭탄일지도 모릅니다. 물론, 아직은 귀여운 장난감에 가깝다는 명확한 한계와 함께 말이죠.

3줄 요약으로 보는 구글 오팔

  1. 말하면 뚝딱, 대화로 만드는 앱: “예산 넣으면 일일 지출 한도 알려주는 가계부 만들어줘”처럼 말로 툭 던지면, AI가 실제 작동하는 웹앱 프로토타입을 즉시 만들어냅니다.
  2. 코드는 몰라도 OK, 눈으로 보는 설계도: 앱의 모든 작동 원리가 ‘플로우차트’처럼 눈앞에 펼쳐집니다. 코드를 몰라도 각 단계를 클릭해 말을 바꾸듯 수정하고, 블록을 끌어다 놓으며 새 기능을 덧붙일 수 있습니다.
  3. 아직은 장난감, 현실적 한계는 명확: 데이터베이스 연동, 로그인 기능, 복잡한 서버 로직은 현재 불가능합니다. 아이디어를 빠르게 만들어보고 눈으로 확인하는 ‘래피드 프로토타이핑’ 용도에 최적화된 기술 데모입니다.

구글 오팔(Opal), ‘대화’로 앱을 만드는 AI의 등장

오팔의 첫인상은 ‘에게, 이게 다야?’ 싶을 정도로 단순합니다. 복잡한 메뉴도, 설정 창도 없이 덩그러니 놓인 텍스트 입력창 하나가 전부거든요. 바로 이 극단적인 단순함이 오팔의 핵심입니다. 코드를 고민하는 대신, 만들고 싶은 앱의 ‘기능과 느낌’에만 오롯이 집중하면 되니까요. 구글이 이걸 ‘Vibe 코딩’이라 부르는 이유,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만약 오팔이 있다면? ‘캠페인 ROI 계산기’ 만들기

백문이 불여일견이죠. 구글이 보여준 시연을 바탕으로, 제가 늘 필요했던 ‘광고비와 매출액을 넣으면 ROI를 계산해주는 간단한 웹앱’을 만드는 과정을 한번 상상해 봤습니다.

  1. 그냥 말하듯 요구하기: “사용자가 총 광고비랑 발생 매출을 입력하면, ROI(%)를 계산해서 보여주는 계산기 하나 만들어줘. 아, 그리고 ROI가 200% 밑이면 빨간색으로 경고 메시지도 좀 띄워주고.”
  2. 마법 같은 워크플로우 생성: 몇 초 뒤, 화면에 시각적인 흐름도가 나타납니다. [입력: 광고비] → [입력: 매출액] → [계산: (매출-광고비)/광고비*100] → [조건: 결과 < 200] → [출력: 결과값/경고 메시지]. 각 단계가 네모난 블록으로 명확하게 보입니다.
  3. 말 바꾸듯 수정하고 테스트하기: 여기서 오팔의 진짜 마법이 펼쳐집니다. 코드 한 줄 없이, 그저 ‘조건’ 블록을 콕 찍어 “200%가 아니라 150% 미만일 때 경고해줘”라고 문장을 고치면 로직이 즉시 바뀝니다. ‘예상 클릭 수’ 입력 칸을 추가하고 싶다고요? 그냥 블록 하나를 끌어다 놓으면 끝입니다.

이 모든 과정은 코드를 ‘짠다’는 느낌이 전혀 아닙니다. 머릿속 아이디어를 ‘스케치’하고, 동료와 대화하듯 다듬어가는 과정에 가깝죠. 완성된 앱은 즉시 웹 링크로 만들어 팀원들과 공유할 수 있습니다. 개발팀에 기획서 넘기고, 회의하고, 수정 요청하며 보내던 그 지루한 시간을 건너뛰고, 단 30분 만에 ‘실제로 돌아가는’ 결과물을 손에 쥐게 되는 겁니다. 상상만 해도 짜릿하지 않나요?

‘Vibe 코딩’이란? 기존 노코드 툴과의 근본적 차이

‘코딩 없이 앱 만들기’가 완전히 새로운 개념은 아닙니다. 이미 Webflow나 Bubble처럼 강력한 노코드 플랫폼들이 시장을 꽉 잡고 있죠. 하지만 오팔은 이들과 출발점부터가 근본적으로 다릅니다.

Canva나 Bubble과는 결이 다르다

Webflow나 Bubble은 분명 훌륭한 도구지만, 결국 사용자는 데이터베이스 구조, 조건부 로직, 워크플로우 같은 프로그래밍의 기본 개념을 어느 정도 이해해야만 합니다. 시각적인 UI를 제공하는 ‘코딩 보조 도구’에 가깝죠.

반면 오팔은 자연어, 즉 우리가 쓰는 평범한 말이 개발의 시작이자 끝입니다. 프로그래머처럼 생각할 필요가 없는 거죠. 핵심은 ‘내가 뭘 원하는지’에만 집중하면 된다는 겁니다. 그러면 오팔이 그 의도를 파악해 프로그래밍 구조로 ‘번역’해줍니다. 이는 소프트웨어 개발의 무게중심이 ‘어떻게(How)’ 구현할지에서 ‘무엇을(What)’ 만들고 싶은지로 옮겨가는, 작지만 거대한 변화의 시작입니다.

솔직히 말해, 아직은 ‘프로토타이핑’ 도구

물론, 여기서 환상에 빠지면 안 됩니다. 현재 컨셉의 오팔은 명백한 한계를 안고 있습니다.

  • 텅 빈 뒷단(백엔드): 자체 데이터베이스를 연결하거나 사용자 계정 시스템을 만들 수 없습니다.
  • 외부와 단절: 다른 서비스의 API를 불러와 연동하는 등의 복잡한 작업은 불가능합니다.
  • 찜찜한 소유권: 모든 앱은 구글 서버 위에서, 구글의 독점 모델로 만들어집니다. 회사의 민감한 비즈니스 아이디어를 마음 편히 올려놓고 테스트하기엔 꺼림칙한 구석이 있죠.

결국 지금의 오팔은 복잡한 서비스를 만드는 도구가 아니라, 아이디어를 빠르게 눈으로 확인하고 팀원들과 소통하기 위한 ‘살아있는 기획서’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닙니다.

구분구글 오팔 (Opal)노코드 플랫폼 (Bubble, Webflow)전통적인 코딩
핵심 방식자연어 대화 (Vibe 코딩)시각적 드래그 앤 드롭텍스트 기반 코드 작성
대상 사용자비개발자 (기획자, 마케터, 1인 사업가)디자이너, 준개발자전문 개발자
학습 곡선거의 없음중간높음
자유도/확장성낮음중간매우 높음
개발 속도매우 빠름빠름느림
최적 용도래피드 프로토타이핑, 아이디어 검증MVP, 간단한 웹 서비스모든 종류의 소프트웨어

구글이 오팔 너머에서 그리는 더 큰 그림

오팔 하나만 떼어놓고 보면 그저 재미있는 장난감처럼 보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같은 시기에 발표된 구글의 다른 AI 프로젝트들을 함께 보면, 이들이 그리려는 거대한 그림의 윤곽이 서서히 드러납니다.

수학 올림피아드를 넘보는 Gemini: ‘추론’의 진화

뜬금없이 웬 수학 올림피아드냐고요? 바로 이 ‘추론 능력’이 오팔의 미래와 직결되기 때문입니다. 구글 딥마인드의 AI ‘제미나이(Gemini)’ 기반 모델 ‘알파지오메트리’는 최근 국제수학올림피아드(IMO) 문제 30개 중 25개를 풀어 금메달리스트 수준의 성과를 냈습니다. 이건 단순히 답을 찾는 걸 넘어, 복잡한 문제를 논리적 단계로 착착 분해하고 기호로 추론하는 능력을 증명한 겁니다. 이런 고도의 논리력이 바로, 미래의 오팔이 복잡한 서버 로직까지 처리하게 될 핵심 엔진이 될 테니까요.

고대 비문을 해독하는 Ithaca: ‘맥락’의 AI

고대 비문 해독은 또 무슨 상관일까요? 바로 ‘맥락 파악’ 능력입니다. 또 다른 AI ‘이타카(Ithaca)’는 손상된 고대 그리스 비문을 73%의 정확도로 복원하고, 작성 연대와 지역까지 추정합니다. 글자뿐 아니라 비석의 이미지까지 분석해 보이지 않는 부분의 ‘맥락’을 읽어내는 거죠. 사용자의 애매모호한 요구사항 속에 숨은 진짜 ‘의도와 맥락’을 파악해야 하는 ‘Vibe 코딩’에 이보다 더 중요한 기술이 있을까요?

결론: 장난감인가, 미래인가? 둘 다 맞다.

자, 결론입니다. 구글 오팔은 장난감일까요, 미래일까요? 정답은 ‘둘 다 맞다’입니다.

지금 당장 오팔이 개발자의 일자리를 뺏거나, 우리가 쓰는 복잡한 SaaS를 대체할 수는 없습니다. 아직은 기능적 제약이 뚜렷한 ‘프로토타이핑 툴’이자, 구글이 “우리 이 정도까지 할 수 있어요!”라고 보여주는 ‘기술 데모’에 가깝습니다.

하지만 오팔이 던지는 ‘Vibe 코딩’이라는 방향성만큼은 절대로 무시할 수 없습니다. 제미나이의 ‘추론’과 이타카의 ‘맥락 파악’ 능력이 오팔 같은 인터페이스와 만나는 순간, 소프트웨어를 만드는 창작의 문턱은 상상 이상으로 낮아질 겁니다. 저와 같은 기획자와 마케터들이 더 이상 아이디어를 개발자에게 ‘설명’하는 데 그치지 않고, 직접 ‘만들어보며’ 생각을 발전시키는 시대. 그 거대한 변화의 서막이 이제 막 열린 셈입니다.

구글 오팔은 아직 장난감이 맞습니다. 하지만 인류의 위대한 발명품 대부분이 처음에는 신기한 장난감 취급을 받았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이 귀여운 장난감이 세상을 어떻게 바꿔나갈지, 정말 두 눈 부릅뜨고 지켜봐야겠습니다.

함께 읽으면 좋은 글: AI와 함께하는 개발의 미래

‘Vibe 코딩’처럼 코딩의 장벽을 허무는 시도들은 계속되고 있습니다. AI를 활용해 코딩 없이 서비스를 만들거나, 개발 생산성을 극대화하는 다양한 방법들을 확인해보세요.

코딩을 전혀 몰라도 구글 오팔을 사용할 수 있나요?

네, 바로 그 점이 오팔의 핵심입니다. 오팔은 코딩 지식이 전혀 없는 사용자를 위해 태어났습니다. 만들고 싶은 앱의 기능을 우리가 평소 쓰는 말로 설명하면 AI가 알아서 구조를 짜주기 때문에, 프로그래밍을 배울 필요 없이 아이디어를 곧바로 현실로 만들어보고 테스트할 수 있습니다.

‘Vibe 코딩’이란 정확히 무엇인가요?

‘Vibe 코딩’은 구글이 만든 재치 있는 표현인데요, 복잡한 코드나 논리 대신 만들고 싶은 앱의 ‘분위기(Vibe)’나 ‘느낌’, 즉 ‘의도’를 자연스럽게 말하면 AI가 찰떡같이 알아듣고 앱을 만들어주는 개발 방식을 뜻합니다. 기술적인 ‘어떻게’의 고민을 AI에게 맡기고, 사람은 창의적인 ‘무엇을’에만 집중하자는 개념이죠.

구글 오팔로 만든 앱의 저작권이나 데이터는 어떻게 되나요?

아직 미공개 프로젝트라 명확한 정책은 없지만, 이런 서비스의 특성상 몇 가지는 짐작해볼 수 있습니다. 아마 앱은 구글 서버 위에서, 구글의 독점 AI 모델로 만들어지고 운영될 겁니다. 소스 코드를 온전히 내 것으로 갖기 어렵고, 중요한 데이터를 다루기엔 보안 정책이 찜찜할 수 있죠. 따라서 회사의 핵심 기술이나 민감 정보를 다루기보다는, 아이디어를 빠르게 검증하거나 내부용 간단한 도구를 만드는 데 쓰는 것이 현명해 보입니다.

구글 오팔의 가장 큰 단점은 무엇인가요?

현재 컨셉 기준으로 가장 뼈아픈 단점은 ‘혼자서는 아무것도 못 한다’는 점, 즉 ‘확장성의 부재’입니다. 자체 데이터베이스를 붙이거나, 외부 서비스(결제, 지도 등)와 연동하거나, 회원가입/로그인 기능을 만드는 게 불가능합니다. 이 때문에 독립적인 상용 서비스를 만들기보다는, 아이디어를 빠르게 만들어보고 팀원들과 공유하는 ‘살아있는 기획서’ 역할에 머무를 수밖에 없는 한계가 명확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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