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콧 애덤스 사망 후 AI 부활을 둘러싼 유가족과 투자자의 법적 분쟁을 집중 조명합니다. 디지털 초상권의 법적 공백과 개인이 준비해야 할 디지털 유언 작성법을 3분 만에 확인하세요.
사후 AI 부활 분쟁, 무슨 일이 일어났나
2026년 1월, ‘딜버트’로 유명한 만화가 스콧 애덤스가 전립선암 합병증으로 세상을 떠났습니다. 그는 생전 AI 기술에 깊은 관심을 보였고, 유튜브 채널에서 “내가 사망한 후 AI로 부활해 영원히 소통하는 것”을 여러 차례 명시적으로 허락했죠. “내 생각과 발언이 인터넷에 널리 퍼져 있어 AI로 만들기에 적합한 후보”라며 사후 AI 버전이 새로운 말을 하는 것도 괜찮다고 덧붙이기도 했습니다.
그의 발언을 근거로 AI 벤처 투자자 존 애로우는 애덤스의 사망 직후 AI로 생성된 ‘스콧 애덤스 계정’을 등록하고 시사 문제와 철학을 다루는 영상을 게시하기 시작했습니다. 애로우는 “애덤스가 AI로 자신을 만들겠다고 약속한 사례가 최소 12번은 된다”며 이를 추모의 의미로 해석했죠.
문제는 유가족의 반응이 정반대였다는 점입니다. 동생 데이브 애덤스는 즉각 반발하며 “본인이나 유족의 승인 없이 자신을 본뜬 AI 버전을 만들 의도도 없었고, 승인할 리도 없었다”고 주장했습니다. 나아가 “이것은 추모도 아니고 존경도 아니다. 무단으로 신분을 도용한 것”이라며 즉시 중단을 요청했죠.
법적 공백 속 디지털 초상권 딜레마
이 분쟁의 핵심은 법적 공백입니다. 미국에는 사후 AI 초상권 활용을 규정하는 포괄적 연방법이 없습니다. 뉴욕과 캘리포니아 등 일부 주에서만 최근 상속인이나 유산 관리인의 동의를 얻어야 디지털 복제본을 제작할 수 있다는 법률을 제정했죠. 이 조차도 명확하지 않습니다.
캐런 노스 남캘리포니아대학교 교수는 이 사태를 두고 “이건 딥페이크”라고 단언합니다. “허락 없이 누군가를 똑같이 만들어내는 것이 점점 더 쉬워지고 있다”는 게 그의 지적입니다.
법적 핵심은 퍼블리시티권입니다. 지적재산권 전문 변호사 베시 로젠블랫 케이스 웨스턴 리저브대학교 교수는 “AI 버전이 애덤스의 신원과 관련된 기존 계약을 해치거나 가족이 새로운 계약을 체결하는 것을 막을 수 있다”고 설명합니다. 디지털 복제품이 아무것도 판매하지 않는다면 “수정 헌법 제1조에 의해 보호되는 표현의 자유로 간주할 가능성이 더 높아진다”고 덧붙이죠.
실제로 AI 애덤스는 영상 시작 부분에서 자신을 AI라고 밝히며 금전적 요구를 하지 않습니다. 애로우도 에피소드 하나 제작에 1000달러를 투자하며 수익 창출 의도가 없음을 강조하죠. 노스 교수는 “가벼운 언급이 자동으로 구속력 있는 승인으로 간주해서는 안 된다”고 반박합니다. 생전 발언이 “계약이나 지적재산권처럼 법적 구속력이 있는 것은 아닐 수 있다”는 것입니다.
로젠블랫 교수 역시 “애덤스의 발언이 윤리적으로는 중요하지만, 그가 누군가에게 법적 권한을 부여하지 않는 한 법적으로는 중요하지 않을 수도 있다”고 정리합니다. AI 생성 콘텐츠의 저작권 문제는 ‘된다, 안 된다’로 딱 잘라 말할 수 없는 영역인 만큼, 각별한 주의가 필요합니다.
디지털 부활 기술, 어디까지 왔나
AI로 망자를 부활시키겠다는 아이디어는 이미 몇 년 전부터 등장했습니다. 2022년 선보인 ‘솜니움 스페이스’는 죽은 친척을 아바타로 등장시켜 만나게 해주는 메타버스 서비스입니다. 챗GPT 출시로 작업이 한결 수월해졌다고 밝혔죠. 국내에서도 딥브레인AI가 ‘리메모리’라는 AI 추모 서비스를 출시했습니다. 사진 한 장과 10초 분량의 음성으로 ‘AI 고인’을 만들어 줍니다. 유족이 서비스를 신청해야 가능하죠.
더 주목할 것은 메타의 움직임입니다. 비즈니스 인사이더에 따르면 메타는 지난해 12월 말 사람들이 소셜 네트워크에 장시간 접속하지 않을 때 LLM이 사용자를 ‘시뮬레이션하는’ 특허를 획득했습니다. 특허 문서에는 “사용자가 장기간 휴식을 취하거나 사망했을 때 사용자를 시뮬레이션하는 데 사용될 수 있다”고 명시됐죠. 마크 저커버그를 비롯한 빅테크 리더들은 이미 AI와 인간의 경계를 허무는 방향으로 사고하고 있습니다.
마크 저커버그 CEO도 2023년 렉스 프리드먼과의 팟캐스트에서 “사랑하는 사람을 잃고 슬픔에 잠긴 사람에게 특정 추억을 되살리거나 다른 사람과 소통하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는 방법이 있을 것”이라고 밝힌 바 있습니다.
에디나 하르빈야 버밍엄대학교 교수는 “망자가 AI로 부활하는 것은 더 많은 소셜 미디어 참여와 더 많은 콘텐츠, 더 많은 데이터를 의미한다”며 “사업적으로는 타당하다”고 분석합니다. 언제, 어떻게 실제로 구현할지가 관건일 뿐이죠.
지금 당ell 준비해야 할 디지털 자산 관리법
이번 사태는 AI 기술 발전 속도가 법과 윤리의 속도를 훨씬 앞서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대중이 얼굴과 목소리를 포착하는 앱이나 개인 정보를 수집하는 바이러스성 퀴즈 등을 통해 너무 많은 정보를 제공하고 있어, 허락 없이 누군가를 똑같이 만들어내는 게 점점 더 쉬워지고 있다는 우려가 나옵니다.
노스 교수는 “자신의 페르소나에 대한 권리는 자신이 소유해야 한다”며 “사후에는 그 권리가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넘어가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AI 복제본이 원래의 이미지를 벗어나거나 대중의 기억을 왜곡할 수도 있다는 지적이죠.
이런 상황에서 우리는 무엇을 준비해야 할까요?
첫째, 디지털 유언을 남겨야 합니다. 자신의 디지털 데이터를 사후에 어떻게 처리할 것인지 명시적인 의사를 남겨야 합니다. 소셜 미디어 계정, 영상, 음성 데이터 등의 사용 범위를 구체적으로 지정하는 것이죠. 단순한 언급이 아닌 법적 효력이 있는 문서로 남겨야 합니다.
둘째, 생전 동의의 한계를 이해해야 합니다. 스콧 애덤스 사례처럼 생전에 “AI로 만들어도 된다”고 여러 차례 언급했다 해도, 이것이 법적 구속력이 있는 계약은 아닐 수 있습니다. 가족과 충분히 상의하고 문서로 남기는 과정이 필요하죠.
셋째, 데이터 노출 최소화 전략을 고려해야 합니다. 불특정 다수에게 공개되는 영상, 음성, 사진 데이터는 AI 학습의 재료가 될 수 있습니다. 자신의 디지털 페르소나가 어떻게 활용될지 고민해보고 필요한 만큼만 노출하는 접근이 요구됩니다.
기술과 법, 누가 더 빠를까
애덤스 사례는 단순한 개인적 분쟁을 넘어섭니다. AI 기술이 초기 단계를 넘어 점점 정교해짐에 따라 이런 문제는 앞으로 더 많이 등장할 수밖에 없죠. 기업들은 ‘디지털 부활’ 기술을 상품화하려 하고, 법적 근거는 부족하며, 개인의 생전 의사와 유가족의 권리 사이에서 갈등이 발생하는 구조입니다.
기술 혁신의 속도는 가공할 만큼 빠릅니다. 문제는 이 속도를 법과 윤리가 따라가지 못한다는 점이죠. 캐나다 정부가 최근 학교 총격 사건과 관련해 오픈AI에 안전 프로토콜 강화를 요구하며 “개선이 신속히 이뤄지지 않을 경우 법률 개정을 통해 규제에 나서겠다”고 경고한 것도 같은 맥락입니다.
스콧 애덤스 AI 논란은 우리에게 중요한 질문을 던집니다. 죽음 후에도 우리의 디지털 존재는 누구의 것인가. 생전의 발언이 사후에까지 어떤 효력을 갖는가. AI 기술이 발전할수록 이 질문은 더 자주, 더 복잡하게 제기될 것입니다. 지금은 개인이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한 최소한의 준비를 시작해야 할 시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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